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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산업용 로봇은 어떤 모습일까요? 언제나 그랬듯 기술은 진보를 거듭할 것이고, 이로 인해 미래의 산업용 로봇은 지금과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질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포스팅에서는 산업용 로봇 안전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지난 해 국내에서 개최된 IROS[각주:1] 2016의 특별세션 Safety-Rated Sensing for Collaborative Applications 의 발표내용을 참조하였습니다.



Be more sensitive


기술의 진보 덕분에 산업용 로봇은 더 안전해질 것입니다. 특히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로봇을 사용할 때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power and force 제한 기능은 한층 민감해질(sensitive)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로봇은 미세한 충돌까지도 로봇이 검지할 수 있으며, 사람이 다칠 가능성은 한층 줄어들 것입니다.


이 기능은 크게 두 가지 기술로 구현이 가능합니다. 첫번째는, 충돌검지 알고리즘을 통해 구현하는 것입니다. 로봇의 위치, 속도, 가속도를 고려하여 동역학(dynamics)을 계산하고, 모터의 전류로부터 계산한 토크로부터 계산한 뒤, 두 값을 비교합니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충돌검지 알고리즘 성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특히 국내의 고려대학교 연구실에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가지 방법은 외부 센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엔드이펙터 혹은 각 조인트에 토크센서를 장착합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모터 전류로부터 계산하는 값보다 더 정밀한 토크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단점은 토크센서의 가격이 상당하다는 점이며, 로봇 생산 단가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는 로봇 중 토크센서가 내장된 제품은 비교적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충분한 성능을 내는 토크센서가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될 수 있다면, 토크 센서가 장착된 로봇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금 다른 형태의 센서도 있습니다. 엔드이펙터나 조인트가 아닌 로봇 팔에 촉각(tactile) 센서를 부착하는 것인데요, 사람의 피부(skin)처럼 민감하게 충돌을 검지할 수 있습니다. 보쉬(Bosch)가 선보인 협동로봇, APAS assistant 은 이러한 촉각센서를 적용하고 있으며, 유니버설 로봇 등에 부착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각주:2] 촉각센서 또한 실용성이 입증된다면, 이를 기본으로 장착한 로봇 또한 늘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전기능의 일반화


산업용 로봇에서 안전기능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ISO 13489 표준을 토대로 인증받은 안전기능은 이미 산업용 로봇의 중요한 판매 포인트(selling point)[각주:3]이며, 상당수의 국가에서는 산업용 로봇의 안전기능이 법적으로 의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각주:4] 이러한 시장의 추세를 고려하면, 검증된 안전 관련 제어시스템은 산업용 로봇 시스템에 필수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기존 및 신규 로봇 제조사에서 power and force 제한기능을 포함한 각종 안전기능을 개발함에 따라[각주:5] 안전기능에 대한 기술 진입장벽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부 협동로봇에만 적용되었던 안전기능은 모든 산업용 로봇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특징(common feature)으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출시되는 신규 로봇은 높은 수준의 안전 등급을 받은 안전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Intelligent sensing technology


앞에서 언급한 내용은 빠른 시일 내에 실현 가능한 내용이라면, 조금 시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술적으로는 구현이 가능하더라도, 신뢰성을 갖추어 안전 정격(safety-rated)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먼저, 보다 지능적인 센싱 기술(intelligent sensing technology)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협동작업 방식 중 하나인, speed and separation monitoring 의 경우 사람과 로봇 사이의 거리를 센싱하여 이를 바탕으로 로봇의 속도를 제어합니다. 사람이 로봇과 가까이 있을 경우, 로봇은 느린 속도로 동작하며, 너무 가까울 경우에는 정지할 것입니다. 현재, 이러한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 레이저 스캐너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표적인 한계는, 사람이 아닌 물체에도 반응하여 로봇 동작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물체가 로봇 작업범위에 들어올 경우 로봇 속도가 느려지거나 정지함으로써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센싱 기술이 적용된다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일의 Universitaet Augsburg 연구실에서는 capacitive(전기용량의) 센싱 기술을 이용하여 conductive(전도성의) 물체를 검지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면 로봇은 사람의 존재를 검지할 수 있으며, 사람과 로봇 간 충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로봇 간 충분한 거리가 확보된 경우에는 로봇을 보다 빠르게 동작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다 무거운 페이로드와 함께 움직이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각주:6] 그 결과, 보다 효과적인 사람-로봇 협업(human-robot collaboration)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Dynamic configurator


일반적으로, 산업용 로봇의 안전기능은 속도, 힘, 동력, 안전영역 등 미리 지정한 파라미터를 기반으로 로봇 동작을 모니터링합니다. 지정한 파라미터는 로봇 프로그램 전체에 적용될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예상 가능한 모든 경우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대한 파라미터를 설정하게 됩니다. 프로그램의 일부 구간에서는 불필요하게 보수적인 파라미터로 인해 효율성이 아쉬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핀란드의 VTT 연구센터에서는 Dynamic Safety System Configurator(DSSC) 라는 재미있는 연구를 발표하였습니다. 하나의 로봇 시스템에 대하여 여러 개의 안전 파라미터를 구성하고, DSSC를 이용하여 작업 영역이나 속도 등에 따라 적절한 파라미터를 적용합니다. 이러한 동적이고(dynamic) 유연한(flexible) 안전 구성(safety configuration)은 로봇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Haman-aware motion planning


일반적으로 산업용 로봇의 모션 계획(motion planning)과 안전기능은 독립적으로 운용되며, 안전기능은 로봇의 동작을 감시하다가 안전 제한치를 위반할 때 로봇을 감속 혹은 정지시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동력 및 힘 제한 방식의 협동작업의 경우, 사람이 로봇과 충돌하면 로봇은 정지하게 됩니다. speed and separation monitoring 방식의 경우, 사람과 로봇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감속하거나 정지할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CNR-ITIA 연구진은 사람을 인식할 경우, 로봇의 경로를 변경하여 동작을 이어나가는 human-aware motion planning 에 대한 연구를 선보였습니다. 사람과 로봇 간 거리를 센싱하고, 확률적 모델을 기반으로 최적의 경로를 재생성함으로써, 작업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충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뒤의 세 가지 기술의 경우,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안전 정격(safety-rated) 속성을 갖추기 위해 신뢰성을 확보하여 성능 지수(performance level)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실제 상용 로봇에 적용될 경우, 안전성과 효율성은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 IROS는 ICRA와 함께 로봇 관련 가장 큰 학술대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문으로]
  2. 전시회를 통해 일본과 대만 업체에서 개발된 제품을 확인하였으며, 홈페이지 준비되면 링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본문으로]
  3. 안전을 중요시하는 기업에서 인증된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으며, 인증 받은 안전기능이 있으면 로봇 시스템 전체에 대해 수행하는 위험성 평가가 수월해집니다. [본문으로]
  4. 유럽에서는 Machinery Directive에 의해 안전에 대한 법적 의무가 존재하며, 국내에서도 자율안전확인신고 및 안전검사 제도에 의해 안전 기능이 제도화 되는 추세로 볼 수 있겠죠? [본문으로]
  5. 대부분의 로봇 제조사에서 협동로봇을 출시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power and force 제한을 포함한 안전기능은 더이상 특별한 기능이 아닐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6. 충격의 크기는 운동량의 변화량이며, 속도와 질량의 곱에 비례합니다. 즉, 페이로드를 포함한 로봇의 무게가 클수록 로봇의 최고속도는 줄어들 것입니다. 만약 사람과 로봇 간 충돌이 없다면 속도와 무게에 대한 제약이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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