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 e-commerce

단돈 $499(한화 약 55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로봇암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로봇 (출처: uArm Swift, UFACTORY)

중국의 스타트업, UFACTORY의 uArm Swift 시리즈가 그 주인공입니다. 비록 반복정밀도가 5mm^[각주:1]에 불과한 4자유도 로봇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백만원이 채 안되는 로봇암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가볍고 사용하기 쉬운 이 로봇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직접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UFACTORY에서 제공하는 튜토리얼 동영상을 따라하면 초보자도 이 로봇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품 자체의 가격이 낮은 것도 있지만, 로봇암을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는 건, 온라인으로 직접 구입하여 스스로 프로그래밍하여 사용하는 것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용 로봇을 구입할 때에는, SI(System Integrator) 업체를 선정하고, 이들에게 지불하는 설치 및 프로그래밍 등의 비용을 감안해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UFACTORY의 uArm Swift는 산업용 로봇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사용하기 쉬운 로봇 및 어플리케이션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도 DIY(Do-It-Yourself)를 기대해 봅니다. 로봇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로봇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위해 본인이 로봇 및 어플리케이션 솔루션을 구입하고 직접 설치 및 프로그래밍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과거^[각주:2]에 PC를 구입하던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매장에 방문하여, 상담을 받습니다. 구입을 결정하고 나면, 기사가 집으로 방문하여 직접 설치해주고 갑니다. PC를 사용하려면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야 했고, 윈도우나 워드 같은 필수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메모리나 하드디스크 등 하드웨어 문제가 의심되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거나 컴닥터 같은 업체에 전화하여 기사를 불러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내가 원하는 사양에 맞춰 온라인으로 PC를 직접 구입합니다. 윈도우나 오피스 같은 소프트웨어는 당연히 다룰 수 있는 쉬운 것이고, 사용 중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구글 검색을 통해 발견한 블로그나 포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직접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산업용 로봇 또한 쉬워질 것입니다. 로봇 자체는 프로그래밍이 점점 쉬워질 것이고, 로봇 어플리케이션 솔루션은 일반인도 쉽게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Robotiq CEO는 이러한 방식을 Lean Robotics 라 부르며, 로봇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로봇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 높아질 것입니다. 특히 무료 온라인 교육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Coursera 를 비롯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통해 로봇 관련 강좌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업용 로봇 제조사에서도 각종 기술 교육을 제공합니다. Universal Robots 에서는 UR Academy를 통해 누구나 산업용 로봇을 이해하고 프로그래밍을 경험할 수 있도록 무료 온라인 교육을 제공합니다.

DIY를 비롯하여 모든 인프라가 준비되고, 결정적으로 로봇 시장이 충분히 커진다면 온라인 쇼핑(e-commerce)을 통해 산업용 로봇을 접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유통마진 절감으로 인해 로봇 가격은 현저히 낮아질 것이고, 로봇 도입에 대한 진입장벽은 한층 낮아질 것이다. 더구나 우리가 직접 로봇을 프로그래밍하고 사용할 수 있으니 한층 유연하고(flexible)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DIY와 e-commerce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로봇이 충분히 대중화 되어야 하고,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는 우리가 로봇을 사용하기 편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그렇게 될 것입니다.

1. uArm Swift Standard의 반복정밀도는 5mm이지만, 고급 버전인 uArm Swift Pro의 경우 0.2mm의 반복정밀도를 자랑합니다. 이는 산업용 로봇에 견줄만 하네요. [본문으로]
2. 적어도 20년 전으로 돌아가야 겠네요. [본문으로]